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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할로윈 준비
by. 삼이

성우 장난이 있습니다.

 

 


평소같으면 떠들썩하면서 북적북적한 오리온호 인데 오늘따라 많이 조용하다. 그도 그럴것이 큐레인저 3명을 제외한 나머지 큐레인저들은 할로윈 준비로 외부에 나가있기 때문이다.
오리온호에 남아있는 큐레인저 중 어느 한쪽에서는 중얼거리며 제과 재료들을 옮기는 분주한 모습이 보인다.


“후~ 다 됐다! 사령관하고 랩터가 케이크만들 재료를 사러 갔으니까..일단 있는거로 쿠키를 만들어볼까?”

다름아닌 9번 큐레인저 카지키 옐로우의 스파다가 할로윈 준비로 과자를 만들고 있다. 
즐거우면서 으스스한 분위기의 할로윈에 어울리는 과자모양을 생각하며 일류 요리사다운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한편 오리온호의 어느 창고에서 여러개의 상자들을 꺼내는 들뜬 목소리와 움직임이 보인다.

"이거 뭐가 이렇게 많아? 좀 도와줘!"
"오케이, 그거 먼저 이리로,"
"와, 은근 많이 있네! 욧샤 럭키!! 이거면 할로윈 준비는 걱정없겠다!"
"고이스고이스~ 일단 뭐부터 있는지 가서 확인해 보자!"

목소리의 주인공인 1번 큐레인저 시시 레드의 럭키와 4번 큐레인저 텐빈 골드의 밸런스가 열심히 상자들을 꺼내고 있다. 둘은 상자들을 들고 중앙 브릿지로 옮겨서 일단은 할로윈 장식부터 하기로 하고 할로윈이라면 빠질 수 없는 분장 도구와 코스튬을 확인하고 있다.
럭키가 중앙 브릿지의 계단 위쪽의 장식 마무리를 하는 동안 밸런스가 먼저 분장 도구와 코스튬 상자를 열어보면서 말했다.


" 생각보다 다양하네! 좀비, 드라큘라, 프랑켄슈타인, 미라, 유령... 어? 이거 뭐지?"

밸런스의 눈에 잡힌것은 상자안의 본적 없었던 형식의 가면이었다. 꽤 오래 살았다지만 이런건 본적이 없는 밸런스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럭키는 장식을 마무리하고 내려오면서 물었다.

"뭔데? 보통 가면 뒤에 이름 적혀있지 않아?"
"뒤에 이름 있다고? 음...베..리알? 베리알? 럭키 넌 알아?"
"아니 나도 잘 모르겠는데.."
"우리가 방금 브릿지 꾸민 장식품은 하미가 가르랑 나가랑 같이 사온 걸로 알고 있는데... 이 가면들 누가 사왔는지 알아?"
"음.. 아, 그거 저번주 쯤 코타로가 스팅거하고 챔프 데리고 가서 사왔던 걸로 알고 있어. 그래서 이렇게 많이 들고 올 수 있었던 거려나.. 코타로는 알지 않을까?"

베리알이라 쓰여진 출처 불분명한 가면을 발견한 밸런스는 요리조리 뜯어보고 있다. 어느 행성의 할로윈용 가면일까? 검은 얼굴에 무시무시한 눈매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흐음... 이거 뭔지는 몰라도 성질 진짜 안좋게 생겼다! 좋았어, 나 이거 할래!"
"그래? 그것도 괜찮아 보이네! 여기 검은 천 있는데 한번 덮어 볼래?"
"좋아!"

럭키가 준 검은 천을 덮어보니 꽤나 그럴싸 하다. 밸런스도 마음에 들었는지 흡사 거대한 검은 장막처럼 팔을 활짝 벌리고 탁자 주변을 빙글빙글 돌면서 크게 외쳤다.

"제로오오오오오!!!"
"그건 또 무슨 대사?"
"응? 글쎄...왠지 이래야 할것 같지 않아?"
"흠..그러게...자연스럽다." 

특이한 가면에 대한 의문은 접어두고 럭키는 상자를 뒤적거리면서 뭔가를 찾았다.

"욧샤 럭키!! 찾았다! 사자 옷도 있었구나, 역시 사자자리니까 사자가 괜찮겠지!"

밸런스는 아직 분장 한 채로 주위를 뛰어다니며 말했다.

"어, 그럼 가르는 늑대니까 굳이 분장 안 해도 되겠네?"
"역시 가르는 간편하네."
"그러니까."

럭키와 밸런스가 포인트가 살짝 어긋난 가르의 특이한 편리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을때 마침 스파다가 갓 만들어진 과자들을 즐겁게 들고 들어왔다. 

"일단 완성! 방금 과자 만들었는데 한번 먹어볼래? 테스트긴 한데 괜찮으면 이대로 만들어보려고..."

하지만 과자와 계단을 내려오는 것에만 집중하느라 계단을 다 내려 오는 순간 그 옆으로 다가온 어두운 그림자를 알아채지 못했다.

"맘마미아아악!!"

베리알 가면을 쓰고 검고 긴 천을 덮은 밸런스랑 마주친 순간 스파다는 비명을 지르며 손을 들어 방어자세를 만들며 손과 과자 그릇을 분리시켰다.  과자 그릇은 바로 그 자리에서 자유낙하와도 같이 떨어졌지만 그릇은 유리나 도자기가 아니였기 때문에 무사했다.
과자만 빼고.

"우왓! 다들 괜찮아?"

깜짝 놀란 럭키가 위층에서 쏜살같이 내려왔다.
밸런스도 당황해 가면과 검은 천을 서둘러 벗었다. 그릇보다 훨씬 약하고 맛있는 과자는 부서져 바닥에 흩어져 있었다. 만일 과자가 빛났다면 지금 상태는 마치 밤하늘의 은하수와 비슷했을것도 같았다. 밸런스는 서둘러 과자들의 큰 조각을 줍기 시작했다.


"으아아 미안미안 멘고멘고! 어떡하지, 나 때문에 과자가.."
"괜찮아 괜찮아! 이거 테스트로 만든 건데다가 모양도 아직 덜 완성되었고..또 만들면 돼! 너무 미안해하지 마."
"그 대신 이따가 과자 다시 만들 때 도와줄께! 많이 만드려면 힘들테니까.."

스파다와 밸런스가 큰 조각들을 줍는 동안 럭키가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들고 오면서 거들었다.

"어, 스파다 나도 과자 만드는거 도와 줘도 될까?!"
"하하, 물론이지! 도와준다니 고맙네."
"욧샤 럭키! 맛있겠다!"

흩어진 과자를 부지런히 치우는 중 곰곰히 생각하던 스파다가 먼저 살짝 미소 지으면서 말을 꺼냈다.

"그래로 북적북적하니 이런것도 좋네."
"응?"
"왜?"

돌연 이런 말을 중얼거린 스파다에게 밸런스와 럭키가 반응하자 스파다는 럭키의 물음에 말을 이어나갔다.

"예전에 스팅거를 몰랐을땐 나랑 챔프, 하미 3명만이 큐레인저였던데다가 사령관과 랩터가 있어도 고요하지만 허전했던 오리온호였는데 지금 이렇게 북적북적한게 정말 좋아서. 같이 싸워갈 동료들이 많아졌고 쟈크 매터도 모두 함께 차례차례 이겨나가고 있잖아, 내 요리를 먹어줄 친구들도 많고. 시끄럽고 서로 생각이 달라서 싸울때도 있지만 다같이 우주를 구해 지켜나가겠다는 마음도 똑같고. 싸운다고 해도 여기 있는 모두가 우주를 구하고 싶기 때문에 그런거고.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이 기쁘고 감사하다고 생각해. 앞으로도 쟈크매터를 쓰러뜨릴때까지 열심히 노력하자."

예상치 못한 긴 말에 잠시 멀뚱멀뚱하게 쳐다본 럭키와 밸런스였지만 이해는 했기에 곧 웃으면서 말했다.

"당연한 말씀을, 나도 좋다고 생각해! 나가랑 내가 같이 들어 왔을 때도 스파다가 생각하는것 처럼 비슷하게 즐거웠어."
"잠깐, 쟈크매터를 쓰러뜨릴때까지라니, 쓰려뜨려서도 열심히 노력해야지!"
"아게뽀요-! 역시 럭키 답네! "
"하하 그러게, 럭키말이 맞네! 쓰려뜨려서도 라고 해야하네."


과자 청소가 끝나고 셋은 웅크려 앉았던 몸을 쭈욱펴며 기지개를 켰다. 이제 과자를 다시 만드는 것을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한 밸런스가 먼저 말했다.

"이제 슬슬 과자 만들어야겠네, 아까 말했듯이 도와줄께!"
"나도!"
"어..고맙지만 지금 당장은 안될것 같아. 재료가 떨어졌거든."
"뭐?"
"왜?"

스파다는 이번에 밸런스의 물음에 답했다.

"그게 저번에 제과제빵용 재료들을 많이 구해 놓지를 않아서.. 사령관하고 랩터가 사오면 그때 다같이 시작하자."
"그래!"
"욧샤 럭키!!"

그리고 넓은 오리온호 안에서 열심히 일해 조금 피곤해졌던 셋은 그대로 앉았다.
럭키가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이 말했다.

" 맞다! 츠루기가 '난데콧타!' 하면서 전설에 남을 할로윈 파티를 하고 싶다나, 코타로랑 같이 지구에서 괜찮은 장소 알아본대!"
"그거 멋지네! 지구에서 할로윈 파티라니, 아게뽀요!!"
"굉장해! 최고의 장소에서 일류 셰프가 요리할 수 있다는건 더없이 좋은 요리가 나올 수 있다는거지!"

생각만해도 즐거워지는 세명의 상상에 웃음과 미소로 가득 찼던 브릿지가 조금 조용해지고 차분해졌다. 스파다가 나직하게 말했다.

"이제 슬슬 돌아오겠다. 이제 우리도 준비해야지?"
"뭔데, 다한거 아니야?"
"에이에이, 우린 할 만큼했다고... 좀만더 쉬자고요~ 난 잠깐만 누울게"
"맞아맞아, 휴식도 중요해, 그러니까 스파다 너도 얼른 쉬어. 체력충전이 필요하다니까."

먼저 드러누운 밸런스를 뒤따라 럭키도 스파다에게 휴식하라며 누웠다. 스파다도 '그럼 쉴까' 하고 웃으며 누웠다. 오리온호 밖으로 보이는 별이 무수히 빛나는 우주가 보인다.

오래봐도 질리지 않는 반짝임이 이런것 아닐까. 앞으로 힘든 일도 슬픈 일도 분명 전부 피해갈 수는 없겠지만 그때마다 궁극의 구세주들은 저마다의 별들로 반짝일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을 함께 즐겁게 보내며
저물어가는 하루가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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