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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에 물든 거리를 수놓는 것은 휘황찬란한 조명. 오렌지색, 보라색을 기조로 한 장식들은 평소의 화사한 축제 분위기와는 살짝 다르다. 여기도 저기도 어딘가 위험천만, 트릭키한 느낌이 만개한 것은 오늘이 할로윈데이이기 때문이리라.

할로윈데이가 어디서 시작되었고, 또 무엇을 기원하기 위해 지내는 제사인지 요즘 사람들은 잘 모른다. 사실 안다고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샴하인이 어쩌고, 수확제가 어쩌고, 드루이드의 공양이 어쩌고, 현대의 할로윈 행사는 이미 오리지널의 그것과는 백 만 보 정도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정도로 원형을 찾아 볼 수 없다. 고로, 살짝 그로테스크한 분위기 속에서 데코레이션을 중시한 과자와 분장을 즐기는 가을 축제면 충분 - 하다는 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츠카사의 입장이었다.

과거의 츠카사는 어떠했나 하면, 또 지금의 그와는 약간 다른 입장이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악의 조직에 관여한 인간이었기 때문일까. 어두운 낮, 밝은 밤. 여름과 겨울이 축제의 거리를 가로질러가며 그 위상을 바꾸고, 다가올 긴 긴 추위와 어둠을 맞이하기 위하여 피와 기름을 태워 불을 밝히는 할로윈의 '원형'. 그것은 확실히 빛의 세계보다는 어둠의 세계에 가까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너, 이름은?"

"냐...... 프람보냐즈 냐르르르베 냐르베스 3세......"

거창하다.

"그러니까, 네 두목이 여기 있다가 시간에 맞춰서 폭탄을 터뜨리라고 시켰다 이거지? 그런데 너는 사탕을 받느라 깜빡했고. 그걸 내가 우연히 발견했고......"

발견이라고 해야 할까, 정확하게 표현하면 츠카사의 발치에 그것이 굴러 들어왔다. 방금 전에 벌어진 일이건만, 너무나 어이가 없는 일인 탓일까 먼 옛날의 일처럼 느껴진다. 나츠미, 유스케와 함께 가장행렬을 구경하러 나왔다가 가장행렬 대신 폭탄을 보게 된 격이다... 데굴데굴 굴러온 붉은 귀신호박 모양의 장식품. 그것이 폭탄이라는 것을 깨닫자마자, 츠카사는 급히 그것을 해체했다. 다행히 복잡한 구조는 아니었고, 대충 선을 자르면 작동을 멈추는 타입이었다.

대체 이런 위험한 것을 누가. 그것도 축제날에.

의아하게 여기며 폭탄을 살피고 있던 차에, 츠카사는 나츠미와 유스케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유치원생도 아니고, 축제날 미아가 되다니. 인파 사이에 찡겨 그는 한동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 때, 주인으로 보이는 한 '생물'이 허둥지둥 나타난 것이다.

츠카사의 손에 들린 호박장식품을 보자마자 표정이 굳고, 주춤주춤 공격 자세를 취하며 다가오는 것이 확실했다. 오호라. 저거구나.

"그, 그건, 감사하게 여기고 있습니냐."

츠카사는 그 생물을 재빨리 낚아채, 인적이 뜸한 골목으로 끌고 들어갔다.

"별로, 감사받으려고 한 일은 아니지만."

신장 약 160cm정도.

몸매는, 전체적으로 인형 옷 라인. 머리카락...... 아니, 전신을 뒤덮은 코트는 윤기 나는 검은 색. 커다란 눈동자는 보석 수집가가 탐낼 것 같은 황록색. 붉은 후드 밖으로 삐져나온 귀 안쪽의 솜털이 앙증맞다.

그리고, 꼬리.

금색 수가 놓인 검은 바지 밖으로 쭉 삐져나온 꼬리. 많이 귀엽다. 불안한 듯 살랑살랑 움직이는 그것에 츠카사는 순간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다.

"사실, 사실 별로 하고 싶지 않았는데냐, 보스가, 하지 않으면 엄청나게! 혼냔다고 해서 - "

거대한 고양이는, 폭신폭신 커다란 앞발로 눈물을 닦는 시늉을 한다. 육구는 분홍색이다. 역시 귀엽다. 잡아보고 싶을 정도로 귀엽다. 그런 복잡한 심경을 겉으로 티 내지 않기 위해 츠카사는 일부러 인상을 찡그렸다. 빨간 두건을 쓴 커다란 고양이 따위에게 - 이렇게 귀여운 것을, 과연 따위라고 불러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 홀려 헤벌쭉 해버리면, 파괴자의 이미지가 무너지고 만다.

말끝마다 냐를 붙이는 것은 일부러 일까, 아니면 이 괴수족의 문화적 특성일까...... 신체적 특성이 아닌 이상 문화적 특성이라고 해도 어디까지나 인위적인 행위건만, 괴인 - 이족보행 괴묘의 외모와 놀라울 정도로 잘 어울렸다.

"어떻게 혼나는데?" 귀여워서 무심코 웃어버릴 것 같다. 츠카사는 극한의 인내심을 발휘해 무표정을 유지했다.

"구체적으로."

"구체적으로, 삼시 세끼 건식사료만 먹게 됩니냐."

"겨우 그게 무서워서, 축제 한복판에 폭탄을 터뜨리려고 했다고? 안되겠네." 정말로 귀엽지만, 패기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요괴 고양이다. 츠카사는 들고 있던 무기를 조금 더 괴묘의 목 가까이에 들이밀었다.

"냐! 다, 당신도 삼시 세끼 사료만 먹으면 괴롭자냐!"

"흥. 당연하지. 대신 나는, 그렇게 시키는 놈의 목을 따. 삼시 세끼 건식 사료만 주는 놈의 말 따위 따르지 않는다."

"냐......냐냐냐...... 형님 뭐, 뭔가 멋지다냐."

"보는 눈은 있구나."

"그, 그러니까 이 칼, 치워달라냐 -"

"그건 안 돼."

갸아아아아아아악. 고양이 괴인이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냈다.

볼륨감이 느껴지는 등신대 사이즈의 사랑스러움에 잠시 본분을 잊을 뻔 했으나, 츠카사는 히어로다.

할로윈 축제 인파 틈에서 망토를 두르고, 멋 부린 가면으로 얼굴을 반쯤 가리고 있어도, 그가 해야 할 일은 기본적으로 하나. 그것은 인간의 자유를 지키는 것. 츠카사에게 유일하게 지워진 의무이자, 권리였다.

냐아아악, 냐으윽 하고, 고양이 괴인이 숨넘어가는 소리를 냈다. 커다란 눈동자에 눈물을 가득 달고, 금방이라도 그것을 쏟아낼 것 같았다. 귀엽고 불쌍하지만 괴인은 괴인. 게다가, 터뜨리기 전에 붙잡았기 망정이다. 우연히 그 폭탄을 츠카사가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 얼마나 인명 피해가 났을지 알 수 없다. 츠카사가 괴인을 대하는 태도는, 엄격한 편이다. 아마도. 히어로들 사이에서도 각자의 신념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적을 대하는 방식이 갈린다. 디케이드는, 파괴자라는 이름에 걸맞게 살벌한 쪽이었다. 현행범이든 아니든 눈에 띄면 기본적으로 죽인다, 쪽에 트리거를 맞추고 움직인다.

괴인이니까. 선하고 악하고를 따지는 것이 아니다. 강한 쪽이 살아남는다. 그것뿐이다. 인류가 다른 종을 대하는 태도는 극도로 잔인하고 자비 없고, 배타적이다. 인류의 수호자인 츠카사는 그 뜻에 수긍한다. 그 끝에 있는 것이 확실히 다가올 겨울, 종말이라고 해도, 츠카사는 거기에 이래라저래라 종 차원의 훈수를 둘 생각은 없었다. 사이좋게 지내는 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좋을 텐데 ~ 같은 소리도 하지 않았다. 알 수 없는 사정에 휘말려, 알 수 없는 멸망을 막는 것은 한 번으로 족하지 않은가. 더 이상 손바닥 위에서 춤추지는 않는다. 자유란 자신의 마지막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 망하는 길로도 당당히 걸어 들어갈 수 있는 힘. 그것이야말로 츠카사가 누려왔던 것이다.

"내버려두면, 너 또 폭탄 터뜨릴 거 아냐.

"냐아아아아아악 안한다냐! 안한다냐!"

"그걸 내가 어떻게 믿어. 안 됐지만, 한 번 나쁜 길에 들어서면 손 씻기 힘들지. 아. 경험담이니까 이건."

"냐아아아아아아아-"

고양이의 찢어지는 단말마 소리와 함께 "휘익" 하고, 날카로운 것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났다.

"냐......"

"그렇지만......"

칼날 끝에 검은 털이 약간 달라붙어 있었다. 츠카사는 그것을 손으로 떼어냈다. 부드럽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지." 할로윈이니까. 지상이 인간들만의 것이 아니게 되는 날이다. 죽은 것들을 위한 축제날. 생과 사가 뒤바뀌며 모든 것이 혼탁하게 섞이는 행렬. 점멸하는 등에 맞춰서 더러운 것이 신성하게 변하고, 신성한 것이 더러워지는 가운데에 분명, 인간이 아닌 존재들이 거리 어디에든 가득 있을 것이다.

"고양이. 기회를 주마." 츠카사는 자연스럽게 고양이 괴인의 손을 잡아 일으켰다. 상상 이상으로 육구는 말랑말랑했다.

"냐아아악" 고양이가 괴성을 질렀다. 무안해진 츠카사는 깜짝 놀라 잡은 손을 놓고 묻는다.

"뭐가 냐아아악이야. 역시 죽는 게 나아?"

"아. 아니다냐아아악"

"다른... 네 동료들이 어느 지점에서 대기하고 있는지 알고 있겠지? 그리고 네 두목도."

"냐! 도, 동료를 팔아먹으란 말이냐아아악... 미안하다, 냐겔, 냐밀, 냐르트르, 베냐-민, 냐도르노, 냐르크하이머......"

"......전원 고양이야?" 검은 고양이가 고개를 젓는다. "호박머리랑 얼룩덜룩 인간, 붕대인간도 있다냐. 대부분 고양이지만."

"호오."

8할 정도 고양이에 약간의 호박과 프랑켄슈타인과 미이라(혹은 투명인간)라.

그건, 확실히 잘 된 일일지도 모른다. 어디서 할로윈에 잘 어울리는 괴인들만 잔뜩 모아두었다. 날을 잡은 걸로 봐서, 일부러 노린 것이겠지만. 츠카사는 만족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말만 잘 들으면, 그 녀석들도 살려줄 테니까. 지금부터 안내하도록." 흘러내린 모자를 뒤집어쓰면서 고양이가 허둥지둥 고개를 끄덕였다. 큰 보폭으로, 긴 망토를 휘날리며 츠카사가 걷는다. 큰 고양이가 종종걸음으로 앞섰다.

냥냥. 냥냥냥. 흥청망청한 축제 음악에 맞춰 거대한 고양이가 기분 좋은 울음소리를 냈다. 방금 전 까지 죽느니 사느니 하며 비명을 질러댄 주제에, 지금은 또 즐거워서 어찌 할 줄 모르는 얼굴이다. 사탕을 나누어 주는 이들에게서는 사탕을 받고, 과자를 나누어 주는 이들에게서는 과자를 받고, 있는 힘껏 할로윈을 즐기고 있었다. 고양이의 말로, 폭탄이 터지기 시작하는 시간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다. 고양이 손으로 삐뚤빼뚤하게 그린 지도에 따르면 이 거대고양이가 맡은 곳은 연쇄폭발의 중심에서는 약간 외따로 떨어진 장소. 원래대로였다면 그가 저녁 일곱 시 무렵에 첫 번째 폭발을 일으키고, 그것을 신호 삼아 연달아 폭탄이 터지며 축제를 아비규환으로 만들어야 했으나 -

안타깝게도 그 작전은 시작하기도 전에 엉망진창이 되고 만 것이다. 멸망의 기수여야 했던 고양이 괴인은, 츠카사의 손을 타 사탕을 우물거리는 집고양이가 되어 버렸다. 이 꼴을 보게 될 보스의 얼굴이 자연스럽게 궁금해진다. 츠카사는 조금 과한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의욕이 나는 것을 느꼈다.

중심으로 가는 길이었기에, 축제를 즐기는 고양이를 츠카사는 딱히 재촉하지 않았다. 오히려 할로윈 호박모양 풍선을 하나 사서, 두툼하고 말랑말랑한 그 손에 들려주기까지 했다.

"냐. 무서운데 상냥한 형님이다냐...... 감동했다냐." 빈말이 아니라는 것은, 녹색 눈동자를 보면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재미있어?" 예의상 물어본 것이지만 거대 고양이 괴인의 반응은 격렬했다. "재미있어! 다들 상냥하게 대해준다냐 - 거리를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다냐 - 매일매일이 할로윈이면 좋겠다냐 - 그럼 다들 이상한 취급 받지 않을텐데냐 - "

붉은 망토를 펄럭이며 고양이가 제자리에서 빙그르르 돌았다.

그 모습은 귀엽지만, 확실히 평소에 이런 것을 길거리에서 본다면 우선 눈을 비비게 될 것이다. 그리고 가까이 가서 쓰다듬어본다거나, 인형이 아니란 것을 알고 나면 어딘가에 신고한다거나. 알 수 없는 부서에 잡혀가서 해부, 포르말린 행이라는 결말이 딱히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겉모습이 고양이가 아닌 괴인이라도, 잡혀가서 해부당할 것이다. 강자와 약자의 관계란 그런 것이다. 그러고 보면, 할로윈엔 평범하게 그로테스크한 디자인의 괴인도, 평범하게 대로변을 활보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묘한 감회를 느끼며 츠카사는 대꾸했다.

"그렇구냐."

"앗, 지금 냐......"

"안 했어."

"했......"

"안 했어."

츠카사가 노려보자, 고양이는 눈을 돌리고 묵묵히 걷기 시작했다.

긴 밤의 절기가 다가오는 것이 옛 사람들은 두려웠다. 그래서 불을 피웠다. 생장과 사멸의 경계에 선 신에게, 긴긴 겨울을 버틸 수 있게 해주십사 기도했다. 그 신은, 어디에도 속해있으며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를 기리는 축일은 자연스럽게 혼탁한 색을 띌 수 밖에 없었다. 재와 불티의 색이 함께 있었다.

시간이 흘러 사람들은, 더 이상 밤과 겨울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거대한 순환에서 벗어나 그들만의 새 피라미드를 쌓아 올린 것이다. 문명이란 이름의. 거기에는, 밤에도 빛이 있었다. 한 겨울에도 온기가 있었다. 자연스럽게 신은 잊히고 축제는 그 시대에 맞는 형태로 변화했다.

하지만 그 장소에도 여전히 공포는 남아있다. 두려움도. 죽음도. 대부분의 인간들은 그것을 잊었지만, 사라지지는 않는다. 주고받는 쪽의 입장이 변했을망정, 본질은, 결코.

오렌지색 호박등과 달콤한 사탕으로 둘러싼 퍼레이드 행렬, 그 빛이 닿지 않는 곳에는 아직도 망령은 남아, 혹은 새로 태어난 악령들이 자리를 잡고, 도시에 진짜 어둠이 내려앉는 날을 조용히 숨죽인 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니까.

재미있구나, 할로윈. 츠카사는 자신도 모르게 고양이의 노랫소리에 맞춰 콧노래를 불렀다. 원형을 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슬슬인가."

"냥. 슬슬 - "

십 여 분 뒤.

츠카사와 거대한 검은고양이 뒤에, 하얗고 복실복실하고, 조금 사이즈가 작은 이족보행 고양이 두 마리가 따라붙었다. 츠카사가 털러내려고 해도, 금방 쪼르르 따라온다. 게다가 귀여워서 적극적으로 쫒아낼 수 없다. 새하얀 털에 호박무늬의 보라색 리본은 자극적일 정도로 앙증맞다. 아무래도 이 종족은, 리더라고 인식한 개체를 자연스럽게 따라다니는 것인 듯하다.

시간이 조금 더 흐르자 머리수 또한 조금 더 늘어났다. 이족보행 고양이가 열다섯 마리, 색색깔 호박머리와 둥실둥실 떠다니는 비정형 가스생명체가 몇 기 정도. 다들 흔쾌히 - 목에 칼을 들이밀자 - 폭탄을 내놓고 츠카사의 뒤를 따랐다. 정말로 의욕 없는 조직이다. 보스라는 사람은, 할로윈 분위기 외에는 아무래도 좋았던 것일까.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람, 하며 츠카사는 해체 완료한 폭탄을 고양이에게 휙 던졌다.

이 정도의 무리가 되자, 이미 하나의 행렬이라고밖에 부를 수 없는 형세가 되어버렸다. 아장아장 두 발로 걷는 고양이의 가장행렬을, 사람들이 카메라로 핸드폰으로 찰칵찰칵 찍는다. 실시간으로 친구에게 보내거나 SNS에 올리고 있을 것이다. 여기저기서 플래시가 터지는 것을 보면서 츠카사는 대강이라도 분장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주목받는 것은 싫지 않지만, 오늘의 이 모습은 어딘가 -

"......어째서 다들 줄줄 쫒아오는 거야. 그보다, 폭탄 수 보다 고양이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 같은데 어이." 그가 의아한 듯이 중얼거리자 고양이가 대답한다. "형님이, 새로운 보스니까냐."

"하항. 그런 거 한 적 없어."

"새로운 호박의 왕."

"호박의 왕? 그게 너희 두목 닉네임? 너무 할로윈 특수를 노리는 분위기인데. 이 기간에만 활동하는 기간 한정 악당이야?"

"모른다냐 - 호박의 왕은 호박의 왕. 커다랗고 새까만 호박머리다냐."

"기왕이면 좀 더 그럴싸한 쪽이 좋잖아. 예를 들면 대수령이라든가."

"대수냥? 이상하다냐. 호박의 왕이 좋아."

"......그렇군."

호박의 왕 쪽이, 고양이들에겐 좀 더 어필하는 것 같았다. 호박의 왕 해라냐- 해라냐- 무슨 대화인지도 모르면서 뒤따르는 고양이들이 목을 울리며 냐앙 냐앙 합창하기 시작했다. 알록달록한 복장에, 그만큼 알록달록 화려한 눈동자는 비로드 위에 가지런히 놓인 보석이나 사탕과자 같다.

"좋아. 그렇다면 오늘 하루만이야."

하루만. 두목이니 보스이니 하는 것은 오래 전에 죽어 없어진 자신이지만, 할로윈이니까, 다.

죽은 사람이 저승에서 살아 돌아오는 날이라고 하니, 뭐 그렇다면야. 츠카사는 오랜만에 예전의 자신다운 느낌을 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자." 흘러내린 가면을 고쳐 쓰고,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가며 츠카사는 당당하게 발을 내딛었다. 고개를 당기고 허리를 세우고, 표정은 짐짓 무심하게. 어떤 자세로 어떤 리듬으로 걸을 때, 자신이 가장 위압적이고 우아하게 보일지를 츠카사는 잘 알고 있었다.

뭔가, 이미지 달라졌다냐. 검은 고양이가 옆에서 중얼거렸다.

"위대한, 악의 수령님이니까. 저승에서 지금 돌아왔거든."

"악의 수냥님!"

"맞아. 잔혹 무도한 악당들의 왕이야. 그러니까 너희를 이끌고 다니는 거지. 오늘만."

그렇게 말하며 츠카사는 뒤를 돌아봤다.

뒤이어 따라오는 것은 그 색도 크기도 알록달록한 가장고양이와 호박의 행렬. 츠카사와 눈이 마주친 얼룩고양이가 "냐앙" 하고 흥겹게 목을 울렸다.

등 뒤에는 자신을 따르는 이들, 주위에는 비명소리. 익숙한 분위기여야 했건만, 뭔가 다르다. 지금 갤러리들이 내는 비명소리는, 아무리 들어도 귀여움을 견딜 수 없어서 튀어나오는 것.

악랄한 느낌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는 군세였다.

 

 

 

호박의 왕

카도야 츠카사 

샥슈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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